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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유산: 성학대 사건과 상속 거부의 고민

홍크리쓰리 2024. 5. 18. 15:26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2022년 12월 31일, 95세에 세상을 떠났다. 교황의 유언집행자인 게오르그 겐스바인 대주교는 교황의 재산을 상속받을 생존 친척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교황의 사촌들은 유산을 상속받는 데 주저하고 있다. 이는 독일의 상속법에 따르면 상속자는 재산뿐만 아니라 고인의 이름에 얽힌 법적 문제까지 물려받게 되기 때문이다.

주된 문제는 교황이 요제프 라칭거로서 1980년 뮌헨 대주교로 활동할 당시 성직자인 피터 훌러만 신부의 아동 성학대 사건과 관련이 있다. 당시 라칭거 대주교는 훌러만 신부의 뮌헨으로의 전임을 승인했다. 훌러만 신부는 이전에 아동 성학대 혐의로 고발되었지만, 뮌헨에서는 그 사실이 공개되지 않았고 다시 성직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했다. 결과적으로 훌러만 신부는 다시 아동 성학대를 저질렀으며, 1986년 미성년자 11명에 대한 성학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훌러만 신부는 그 후에도 성직을 계속했고, 2010년에 성직이 정지되었으며 2022년이 되어서야 파문되었다.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과 겐스바인 대주교(왼쪽)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라칭거는 1980년 회의에서 훌러만 신부의 전임을 승인했다는 내용이 밝혀졌다. 보고서는 그가 수사관에게 거짓말을 한 가능성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베네딕토 교황은 해당 회의에 참석한 것을 인정하며, 진술 편집상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교황의 사촌 중 한 명인 마르티나 홀징거는 "우리는 이 상속을 기대하지 않았고 유산 없이도 잘 살고 있다"며 상속을 거부했다. 다른 사촌 네 명은 아직 답변하지 않았지만, 유산에 관련된 법적 문제를 고려할 때 이들도 상속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90년대에 훌러만에게 학대당했다고 주장하는 안드레아스 페르가 교황의 상속자들을 상대로 35만 유로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교황의 사촌들은 상속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유산을 상속받는 것이 성학대 스캔들과 관련된 문제에 휘말릴 위험을 우려해 상속을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