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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미얀마 로힝야족 인종청소, 그리고 침묵한 교황

지난 5월 수교 당시의 교황(오른쪽)과 아웅산 수치(왼쪽) [epa=연합뉴스자료사진]

2017년에 미얀마에서 벌어진 로힝야족 인종청소 사건, 기억하시나요? 미얀마에 사는 이슬람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이 정부와 군부의 탄압을 받아 끔찍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로힝야족은 주로 미얀마 라카인 주에 살고 있는데, 미얀마 정부는 이들을 ‘불법 이주민’으로 간주해 시민권도 박탈하고 정치적·사회적 권리도 부정해 왔죠. 이런 차별은 오래전부터 계속됐지만, 특히 2017년에 대규모 인권 침해가 본격화되었습니다.

2017년 8월, 로힝야 반군이 미얀마 경찰 초소를 공격한 사건이 일어났고, 이를 빌미로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수천 명의 로힝야족이 목숨을 잃고, 여성과 어린이들은 성폭행을 당했으며, 마을 곳곳이 불타 사라졌습니다. 국제사회와 유엔은 이 상황을 ‘인종청소’로 규정하고 미얀마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이들이 주목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 종교 지도자로서 도덕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교황은 당시 미얀마를 방문했지만, 로힝야족 문제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교황은 아웅산 수치와의 회담에서도 로힝야족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고, 이에 국제 인권 단체들은 실망감을 표하며 “교황이 정치적 실리를 위해 민감한 문제를 피했다”라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종교 지도자로서 당연히 강한 입장을 취해야 할 순간에 침묵을 선택한 교황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안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