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강력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평화와 화해의 상징으로 알려진 교황이 이렇게 단정적이고 강한 어조를 사용한 건 정말 이례적인데요, 이번 발언이 중립적인 평화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하는 교황의 입장에서 적절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먼저 “용납할 수 없다”라는 표현이 주는 무게감이 꽤 큽니다. 이 표현은 그냥 단순히 “우려스럽다”나 “안타깝다”와 같은 의견을 넘어서는 강력한 비판으로 느껴집니다. 특히 이 발언에서는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그 공습의 배경이 된 헤즈볼라의 공격이나 양측의 오랜 갈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습니다. 이건 한쪽의 행위만 도덕적으로 비판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고, 교황의 평화적 이미지와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스라엘과 레바논, 특히 헤즈볼라 간의 갈등은 그저 군사적 충돌로만 보기에는 너무 복잡한 문제입니다. 1982년에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하면서부터 이 갈등은 본격화됐고, 헤즈볼라는 그에 대한 저항 운동으로 시작해 지금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세력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자국의 안보를 위해 레바논 내 헤즈볼라 거점을 여러 번 공격해 왔고, 이는 어느 정도 이스라엘의 안보 우려를 반영한 조치이기도 하죠. 그런데 교황은 이런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스라엘의 행동만을 비판하는 듯 보이니, 평화 중재자로서의 이미지와 조금 어긋나 보인다는 거죠.
사실 교황은 세계 여러 분쟁 지역에서 비폭력과 대화, 화해를 강조해왔잖아요. 이번 발언은 이런 교황의 기본적인 평화 메시지가 다소 약해진 것 같아 아쉬워요. 단순히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 갈등의 복잡성을 고려해 좀 더 균형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결국, 이번 발언은 교황이 그간 지켜온 중립성과 균형 잡힌 시각에서 조금 벗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용납할 수 없다'는 권위적인 표현보다는 양쪽 입장을 공감하면서 평화를 촉구하는 발언이었더라면 교황의 중재자로서의 이미지에도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