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특히 청년층의 급격한 이탈과 교회 내부 개혁의 부재는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개신교 전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
요즘 교회에 가면 눈에 띄게 줄어든 젊은이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교회가 청년들의 열정과 활기로 가득 찼던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그 자리가 비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05년 무종교 인구는 약 50%였는데, 2015년에는 56%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20대 중 무려 65%가 “종교가 없다”고 답했죠. 이는 10년 사이 종교를 가진 20대 비율이 46%에서 31%로 뚝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청년층이 교회를 떠나는 배경에는 단순한 ‘종교 무관심’을 넘는 요인이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교회 지도자들의 부정부패나, 대형 교회의 세습 같은 비윤리적인 관행에 실망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정작 ‘영혼의 안식처’라기보다는 세속적인 권력과 돈에 얽매여 있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죠. 이로 인해 젊은 세대는 점점 신앙 공동체로부터 멀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드러났지만, 변화는 여전히 더디다
그렇다면 교회는 이 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현실은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쇄신을 말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교단이나 교회도 있지만, 실제로 뿌리 깊은 구조를 바꾸려는 움직임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누적된 부패와 특권 의식을 벗어나기 위한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 최대 규모의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원로목사가 교회 자금 약 13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를 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교단이나 관련 기관에서 이와 같은 부패의 재발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죠.
또한, 명성교회 세습 사건은 교회 내부 개혁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세습을 금지한 교단의 규정을 피해 은퇴 후 2년이라는 틈을 이용해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넘겼고, 결국 교단은 이를 합법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대한 비판이 교계 안팎에서 빗발쳤지만, 결과적으로 세습은 기정사실이 되어버렸습니다.
물질 중심의 교회, 그리고 금권주의의 그림자
요즘 일부 교회에서는 신앙의 본질보다 ‘물질적 축복’과 ‘교회 규모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헌금을 강요하거나 재정을 불투명하게 운용하면서, 거대한 건축 프로젝트나 목회자의 영향력 강화에 집중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죠. 목회자의 사치스러운 삶이나 특권적인 태도가 드러날 때마다 실망하는 신도들이 늘어갑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거나 자정하려는 모습은 여전히 부족해 보입니다.
외부 비판조차 ‘공격’으로 여기는 태도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부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반성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교회는 오히려 이러한 지적을 ‘공격’이나 ‘종교 탄압’으로 몰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부 비판조차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자에게 법적 대응을 하거나 왕따시키는 일도 심심찮게 발생합니다.
명성교회 장로들이 세습을 비판한 목회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거나, 김삼환 목사가 세습 반대자들을 “마귀”라며 비난한 발언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런 식의 대응은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변화의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개혁의 외침, 그러나 흐지부지된 시도들
물론 교회 내부에도 개혁을 외치는 목소리는 있습니다. 일부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은 윤리 강령을 강화하고, 세습을 금지하며,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자고 주장합니다. 교단 차원에서 선언문이나 결의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은 실제로 구현되기 어렵다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명성교회 사례처럼 제도가 있어도 예외가 생기면 의미가 퇴색되고, 부패한 목회자들이 시간이 지나 다시 복귀하는 현실은 자정 노력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뜨립니다. 이러한 미온적인 대응은 결국 개신교 전체의 도덕적 권위를 갉아먹고 말았습니다.
무너지는 신뢰, 스스로 자초한 몰락
이처럼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외부의 경고도 외면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한국 개신교는 점점 사회적 신뢰를 잃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답한 비율은 고작 15% 수준으로, 가톨릭(26%)에 비해서도 크게 낮습니다. 심지어 ‘개독교’라는 비하 표현이 일반화될 정도로 이미지가 추락했습니다.
전도의 문은 닫히고, 청년들은 떠나고, 기존 신도들마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에서, 교회의 존립 기반은 점점 약해지고 있습니다. 개혁 없는 자기보호, 도덕성 결여, 그리고 특권 의식은 결국 개신교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진짜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은 한국 교회가 깊이 반성하고, 진심 어린 개혁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게 하려면 단순히 프로그램이나 이벤트가 아니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본질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